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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 Book (미스터북)

보이는 세계는 진짜일까
카테고리 인문
지은이 조용현 (우물이있는집,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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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경험과 인식에 있어 '시각'이란 감각이 얼마나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지는 더 말할 필요없이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이 세상에는 눈에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존재들이 더 많다.
그리고 눈에 보인다고 해서 확실히 '존재하는지 아닌지' 판단하기 힘든 것들이 있다.
이 책은 우리의 주위를 둘러싼 많은 것들이 가지고 있는 '가시성'과 '비가시성'이 과연 '현존'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에 대한 철학적 물음을 영화라는 쉬운 소재를 통해서 풀어내고 있다.

우리가 진짜라고 믿고 있는 이 세상이 어쩌면 하나의 거대한 가공된 세계일지 모른다는 상상력은 세기말을 장식한 1999년 <매트릭스>를 통해 경험한 바 있다.
또한 점점 인간과 똑같아 지는 로봇들이 감정과 지능을 갖게 되면서 그 존재가 인간을 능가하게 된다는 설정들은 스탠리 큐브릭의 1968년작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와 마찬가지로 스탠리 큐브릭이 제작에 관여하고 스티븐 스필버그가 감독한 <A.I.>를 통해서 제시되었다.
귀신은 어떤가.
수많은 공포, 호러영화들 안에서 한을 품고 죽은 귀신들이 등장하며 어떤 귀신은 자신의 죽음을 인정하지 못하고 기존의 삶을 이어가려는 모습까지 보인다.(<식스 센스>, <디 아더스>)
그런가 하면 갈수록 극심해 지는 인간소외 사회에서 생존해 있지만 사회적으로 귀신의 존재와 마찬가지인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들이 있다.
이들을 살펴볼 때 필요한 것은 '자기의식'이 세계와 맺는 관계의 본질을 들여다 볼 줄 아는 용기이다.
내가 누구인지, 나를 둘러싼 타자와의 관계가 어떻게 형성된 것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그것을 파악한다고 하더라도 절대적으로 옳은 하나의 진리가 도출된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책의 제목에서와 같은 '보이는 세계는 진짜일까?'라는 질문에 대해 어느 정도 답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 책을 읽고 내가 내린 결론은
'글쎄... 진짜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정도 되겠다.
옳다 그르다를 단정지을 수 있다면 나는 이미 '신'이겠지.

책은 크게 세 파트로 나뉘어 있는데 1장은 가상현실과 세계에 대해, 2장은 신, 인간, 영혼에 대해, 그리고 3장은 나,너, 그리고 삶에 대한 부분이다.
각자의 관심사에 맞는 부분을 골라 읽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

개인적으로는 신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 다루는 2장이 흥미로웠는데
인간이 과연 '신'의 자손인가, '악마'의 자손인가에 대해 묻는 질문이 나온다.
하나님은 아담과 하와를 만들었지만 그들이 신의 명을 어겼다는 이유로 그들을 벌한다.
하지만 악마(뱀)은 인간에게 선과 악을 구분할 수 있는 능력, 즉 지식을 가져다 주어 궁극적으로 그들이 신에 가까운 존재가 될 수 있도록 도왔다는 것이다.
이것은 그리스 신화에서 프로메테우스가 제우스의 명을 어기고 인간에게 '불'을 가져다 준 죄로 코카서스 산에서 독수리에게 간을 쪼아 먹히는 형벌을 받게 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이 모티브는 팔레스타인의 가나안 지방의 신화에도 '샤헤르'라는 이름의 신으로 등장하는데 이 '샤헤르(Shaher)'는 특정 신의 이름이면서 계명성, 샛별(Morning Star)를 의미한다.
성경보다 더 오래된 성 제롬(St.Jerome)의 <불가타 성서>에서는 '계명성'이 '루시퍼'(Lucifer)로 되어 있는데 이 루시퍼는 알다시피 사탄(Satan)의 다른 이름이다.
이렇게 보면 악마는 신과 마찬가지로 인간과 긴 역사를 함께 살아왔으며 신이 인간에게 '자유의지'를 주는 댓가로 인간이 신의 영역에 도전하는 것을 막아왔다면 악마는 인간이 자꾸만 지식을 확장하고 신의 권위에 도전하도록 동기를 부여해 왔다는 이야기가 된다.
즉, 오늘날 문명을 이룩한 세계가 만들어지게 된 데에는 신이 아니라 악마의 도움이 컸다는 것일지 모른다는 거다.
물론 책에서는 종교적 논쟁으로 이어질 만한 부분이 자제되어 있는 듯 보이지만
'악마'의 존재와 그 '기능'에 대해 갑자기 호기심이 생기는 계기가 되었다고나 할까.
신을 믿는 사람은 자연히 악마의 존재 역시 믿어야 한다.
하지만 인간의 '자유의지'를 활용할 수 있도록 자극하는 것은 '신'인가, '악마'인가.
음..

만물의 목적은 자기실현이다. 이것은 신도 예외가 아니다. 그런데 최고의 자기실현은 자기인식이다. 자기를 아는 것이다. 자기를 알기 위해서는 자기를 바깥으로 드러냄으로써 대자화해야 한다. 이 대자화의 과정, 이 외화의 과정이 바로 창조이다. 그러므로 창조는 신이 자신을 알기 위한 필요조건임을 알 수 있다.                                          
      
                                                                                          - 137쪽.


이 책의 리뷰와 점점 거리가 멀어져 가고 있으므로 이 이야기는 이만 여기서 접자.
(책의 마지막 결론도 '친일청산'이라는 다소 엉뚱한 내용으로 맺어지고 있긴 하지만.
실용적 철학이란 원래 그런 성격이 있는 것 같기도. 한 가지 깨달음에서 수 백 가지 관건과 연결되어 버리는.)
 

 

 

신은 딜레마에 빠져 있다. 자신의 형상을 닮은 존재를 창조하고자 하면 자신이 가진 최고의 것 ‘자유의지’를 부여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나 자유의지를 주는 한 배반을 막을 수 없다. 자유의지야말로 무제약적 자기중심적 관점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복종은 도덕적 명령이지 필연적 강제가 될 수 없다. 그렇다고 자유의지를 부여하지 않으면 그의 창조는 그야말로 평범한 사건에 그쳐버릴 것이다. 그래서 신은 배반을 감수하면서도 최고의 창조에 매달린다. 인공지능을 창조하기 위해서 우리 인간이 하고 있는 일이 바로 이 딜레마에 빠져 있다.

                                                                                                    - 189쪽.


어쨌든 인간이 속한 '움벨트'를 벗어나고자 하는 시도를 자꾸 하는 것은 인간이 자기의식을 확장한다는 측면에서 아주 중요한 일이라는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그리고 그러한 성찰을 '영화'를 통해서 해본다는 것은 더 재밌는 과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책에 소개된 영화, 소설들

1. 가상, 현실, 그리고 세계
   <향수><디아이><토탈리콜><공각기동대><오픈 유어 아이즈><위험한 게임><13층><매트릭스>
2. 신, 인간, 그리고 영혼
   <스타트렉1-모션 픽쳐><유년기의 끝>(아서 클라크)<신세기 에반게리온><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A.I.><이색지대>
   <델로스><유혹의 선>
3. 나, 너, 그리고 삶
   <식스 센스><디아더스><여고괴담><엘리펀트><스승의 은혜><젤리그><살아있는 시체들의 새벽><우주의 침입자><네트>
   <비향한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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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10 - [신씨의 잡담] - 하나님은 왜 '선악과'를 만들었나
이제 이런 물음에 대해 어느정도 실마리를 얻은 듯 하다. 하지만 여전히 교리에는 의혹 투성이, 그 분의 '온전하심'도 의심스럽기는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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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ㅋㅋㅋ 보이는 세상은 가장 기초단위의 에너지 코드로 잘 짜여진 홀로그램 이랍니다^^*
    매트릭스가 가장 정답을 얘기하고 있다고 보시면 될듯요^^*

    2009/08/07 02:11
    • Favicon of http://shinsee.tistory.com BlogIcon shinsee  댓글주소  수정/삭제

      영화는 모든 사유를 가능하게 하는 하나의 통로가 되는 것 같아서 다양하게 볼수록 흥미로운 것 같아요 ㅎ

      2009/08/08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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