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열망과 출판사 마케팅이 어우러질때, 우리는 이렇게 낚일 수 있다!
그 전형을 보여주는게 이 소설 <구해줘>가 아닐까, 저는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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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완성도를 놓고 봤을 때 <구해줘>는 참 안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좋게 말하는 측(즉 출판사 마케팅 담당자와 이 책을 좋게 본 독자들)에서는 혼합장르를 통해 다양한 인간의 군상을 담아내면서도 긴장감 있고 스피디하고 그리고 로맨틱하게 그렸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내가 보기엔 헐리웃 작품 스타일을 좋아하는 작가(기욤 뮈소)가 남녀 주인공의 운명적인 사랑이야기로 시작해서 이야기를 풀다보니 극적인 요소가 필요해서 비행기 폭파사건을 끌어들이고, 그걸 밀고 나가다 보니 저승사자가 등장했고, 저승사자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풀어주려고 하다 보니 뒷골목 세계의 어두운 면을 다루게 된 뒤죽박죽 작품으로 보입니다. ㅡㅡ;
개인적으로 이 소설을 인터넷에서 어떤 아마추어가 신비스런 필명으로 써댄 거라면 훌륭하다고 마구 칭송하겠다는 거죠. 그런데 직업이 소설가인 사람이 이렇게 뒤죽박죽으로 이야기를 엮다니...
그럼에도 이 책을 읽기로 한 건, 너도나도 사람들이 이 책을 읽어서 이다. 왜 베스트셀러가 되었는지 궁금해서이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읽은 주변사람에게 물어봤어요.
반응은, “그냥 머.. 그냥 머 빨리 읽히던데? 나름 머 재밌어. 시간 때우는 거지 머.” 딱 이 반응이었장ㅅ,
즉, 하도 떠들어대길래 돈주고 책을 샀다 => 그런데 책은 소문만큼 대단하진 않다 => 하지만 돈주고 산 만큼 책값을 뽑아야 하는 게 사람 심리다 => 그래서 그 책의 장점을 찾아보고는, 그래 시간 잘 때웠으면 됐지 머, 하고 생각한다.. 어쩐지 인지부조화 현상 같습니다.
출판사의 마케팅에 낚인 건 맞는데 왜 낚인 건지 살펴보겠습니다.
1. 먼저 프랑스에서 베스트셀러가 됐다
- 프랑스에서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기존 골치 아프고 이해하기 어렵게 쓰여진 프랑스 문학에 독자들이 넌더리가 나 있었다는데 배경이 있다.
- 하지만 이 작품은 기존과 다르게 헐리웃 스타일을 도입하여 머리 쓸 것도 없이 비주얼하고 스피디하게 이야기를 전개했다.(이건 이 작품의 장점이다. 인정한다.)
- 덕분에 프랑스 독자자들의 각광을 받았고 프랑스 아마존 87주 연속 1위라는 경이적인 판매 기록을 달성하며 그를 일약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올려놓는다. 심지어 21세기 문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는 이야기까지 듣게 된다. (드라마투르기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비주얼하고 스피디하고 감각적인 것을 추구하는 것을 뜻하는 거라면, 나 또한 맞다고 생각한다.)
2. 프랑스 베스트셀러라는 타이틀이 흥행의 50%를 잡아먹었다
- 도대체 어떤 소설이길래 프랑스 아마존 87주 연속 1위야? 궁금증을 자극한다.
- 게다가 타이밍이 좋았다. 한국 독자들이 무라카미 하루키 붐, 칙릿 붐 등에 길들여진 시기에 이 책이 나왔다.
3. 나머지 50%는 제목에서 건졌다
- 다들 누군가에게 구원을 받기를 간절히 바란다. <구해줘>란 제목 만으로도 책 흥행의 절반은 먹고 들어갔다고 생각한다. 처음 이 책의 셀링포인트는 딱 두개였다. 프랑스 아마존 87주 1위, 그리고 제목.
4. 영상세대에 걸 맞는 스타일을 입혔다
- 이야기 구성에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감각적이고, 직접 눈으로 보는 것처럼 세밀하게 간접체험하게 하고, 스피디하고, 말초적이고, 하드보일드 액션의 스릴까지. 헐리웃 영화에 길들여진 요즘 세대들이 좋아하는 이런 요소들을 영리하게 끌어들였다.
- 게다가 요즘 세대들은 책을 읽는 것에 잘 길들여져 있지 않다. 그런데 이 소설은 매우 쉽게 빠르게 읽힌다. 쉬우니까. 그러니 ‘나 책 좀 읽는 여자거든?’ 하는 독자의 심리에도 무임승차 가능하다.
내 결론은, 소설이 완성도에 있어서 저질인 것은 사실이지만,
<구해줘>는 불량식품처럼 자극적인 요소를 영리하게 끌어다 붙인 덕에 흥행은 했다.
게다가 하도 서점에서 구해줘, 구해줘 떠들어대니까(마케팅적으로 만들어낸 것이겠지만) 붐을 탔다.
그걸 독자가 꼬리를 물었다. 그리고 꼬리에 꼬리를 물렸다....
이 작품은, 작품성에 비해, 시대를 잘 타고난데다 억수로 운이 좋은 케이스가 아닐까 생각해봐요.
(위 내용은 전적으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작품을 좋게 본 분들도 많으므로. 다른 의견이 있다면 일깨워주셔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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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제 경우는 꼭 한번 실물을 읽어 보고 책을 주문하는 편입니다. 아니면 제가 아주 신뢰할 수 있는 분의 추천이 있거나....
2009/07/04 10:05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넵 방문해 주시고 댓글도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주 놀러오세요^^*
2009/07/04 21:13맞아요. 오프 서점 가서 실물책 휘리릭 살펴보고 살만한 가치가 있는지 살펴보지 않으면, 무지 실망하는 경우가 많아지는 것 같아요. 주머니사정이 가벼울수록 더욱요.ㅎㅎ 제가 요즘 그렇게 책을 사는 중이에요.ㅎㅎ 원래는 책은 무조껀 질렀는데.ㅋㅋ
2009/07/06 11:31요즘에는 마케팅으로 성공하는 책들이 많아서 조심하게 되더라구요.
2009/07/04 23:50기욤 뮈소 작품들도 거의 그런 부류라고 생각해요.
좋은 글 읽고갑니다~
넵 아련님 방문해 주셔서 감사해요^^ 자주 놀러오세요^^*
2009/07/06 00:36저와 생각이 같으시다니... 기뽀요..ㅋㅋ
2009/07/06 11:30전에 제 티스토리의 '개츠비'리뷰에 트랙백 남겨주셔서 이렇게 찾아왔어요.
2009/11/09 17:15저도 이 책 읽고 당황했어요.
이렇게 유명하고 좋다는 베스트셀러가 내 맘에는 안 든다니...
뭔가 내가 이상한 걸까? 하구요
실망스러운 책이었죠... 저도 이 책 리뷰 쓴 적 있어요..
http://harooe.tistory.com/entry/구해줘
아 넵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09/11/10 19:37